폐암 중에 가장 무서운 폐암-소세포폐암 그리고 한의학


암, 혹은 악성종양이라는 말은 듣거나 보기만 해도 사람을 위축되고 공포스럽게 만듭니다. 하지만 암의 종류에 따라서 사람의 생명에 미치는 영향은 천차만별이기도 합니다.  폐암은 안타깝게도 주요암 중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입니다. 이번에는 폐암, 그 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안좋은 소세포폐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폐암은 얼마나 발생하는지?

2023년 12월에 발표된 "2021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전체 암발생자는 277,523 명(여자 133,800명 vs 남자 143,723명)으로 전년대비 27,002명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암종별로 살펴보면 폐암은 갑상선암(12.7%), 대장암(11.8%)에 이어서 3위로 전체 신규암진단자 대비 11.4%의 발생자 수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암으로 사망한 환자 총 82,688명 중에서 폐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전체의 22.8%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암사망순위

또한 폐암에 걸렸을 경우 5년 생존률은 2017년-2021년 기간 동안 38.5%를 기록했는데 2001-2005년 기간의 16.6%보다 21.9%나 5년 생존률이 증가해서 많은 치료기술의 발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간암과 함께 주요암 중에서 가장 낮은 5년 생존률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주요암-5년상대생존률


소세포폐암이란?

폐암은 암세포의 종류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와 소세포폐암(Small cell lung cancer, SCLC)이 그것입니다. 비소세포폐암은 폐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등의 여러 암종류를 총징하며 소세포폐암에 대해 상대적인 분류로서 통칭되는데 대략적인 경과전체 폐암의 82-85% 정도를 차지하고 조기에 수술을 하면 완치의 가능성이 높은 편입니다.

반면 악성도가 유독 높은 소세포폐암은 암이 발견되어 진단되는 시점에 이미 임파선이나 혈관을 타고 반대쪽 폐나 폐 이외의 다른 장기에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세포폐암은 원발부위의 폐 내부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에 제한병기(limited stage)라고 하고 반대쪽 폐나 폐 이외의 장기나 조직에 퍼져 나간 생태를 확장병기(extensive stage)라고 하는데, 소세포폐암으로 처음 진단 받는 환자의 2/3 정도는 확장병기인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총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period)은 제한병기의 경우 15-20개월, 확장병기의 경우 8-13개월에 불과하고 암이 재발한 경우는 중앙 생존기간 값이 4-5개월밖에 안됩니다. 그리고 5년 생존률도 5% 미만으로 매우 열악합니다.


소세포폐암의 치료?

암세포가 한쪽 폐와 근처 임파선을 침범한 상태인 제한병기 상태에서는 흉부 방사선치료가 1차 요법으로서 추천됩니다.

그리고 대부분 소세포폐암 진단시 발견되는 확장병기 상태에서는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의 병합치료가 표준치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인 2019년부터는 미국에서 확장병기 환자들에게 면역항암요법(아테졸리주맙(atezolizumab), 두발루맙(durvalumab))과 기존 항압화학요법을 병용하는 치료가 승인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부터 아테졸리주맙과 기존 표준항암요법인 카보플라틴(carboplatin)+에토포시드(etoposide)를 병용하는 치료가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소세포폐암 환자들은 초기 항암화학요법 치료에 반응을 잘 하는 편이지만  곧 항암제에 저항성을 나타내어 1년 이내에 암세포가 다시 자라고 여러 부위로 전이되게 됩니다. 그리고 항암화학요법 자체의 독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환자들이 오심, 식욕부진, 설사, 통증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어 심각한 삶의 질의 저하를 겪게 됩니다.


소세포폐암 표준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

이렇듯 소세포폐암 환자의 표준항암치료에 대한 저항성이 큰 이유로 표준치료에 대한 암세포의 저항성을 극복하고 생존기간을 연장시키기 위한 여러 노력이 필요한 상황인데, 최근에 발표된 해외 저명 저널(Seminars in Cancer Biology)에서 우리 몸 전체의 균형을 고려한 면역조절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

우선 기존의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표준치료에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ICI)를 병용하여 치료하는 방법이 미국 FDA에서 승인되었는데, 이는 기존 항암화학요법과 시너지 효과를 내서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데 일정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 단독 사용시에는 그 효과가 매우 미미하기 때문에 항암화학요법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CAR T 치료

chimeric antigen receptor (CAR) T cells 라고 부르는 이 치료는 환자의 면역세포인 T 세포를 꺼내서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처리를 한 후에 다시 체내에 주입하는 요법으로 재발성의 일부 혈액암에 매우 강력한 효과(80-90%의 반응률)를 나타냈습니다. 소세포폐암에의 활용은 아직 전임상 혹은 초기임상단계인데 향후 치료성과가 주목됩니다. 


한약치료

한약은 암환자에게 특히 중국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투여되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소세포암환자들에게 세포독성항암제의 독부작용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습니다. 

또한 한약은 위장관 증상이나 골수억제를 방지하는 목적으로도 사용됩니다.

 다양한 연구들이 중국에서 발표되었는데 지난 20여년간 이루어진 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한약을 복용시킨 22개의 임상연구(총 1887명의 소세포폐암환자)들을 종합하여 분석한 결과 항암화학요법만을 치료받은 소세포폐암 환자들에 비해서 한약치료를 항암화학요법에 결합해서 함께 받은 소세포암 환자들이 치료효과, 삶의 질, 1년 생존률, 3년 생존률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심, 구토, 설사 같은 위장관 질환의 증상과 백혈구 감소 같은 골수억제 현상도 한약을 함께 복용한 환자에게서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소세포암 환자에 대한 한약치료 경과관찰 연구를 살펴보면 표준항암요법, 방사선치료, 수술을 진행할 때 한약을 6개월 이상 복용한 결과 확장병기 환자의 총 생존기간 중간값이 17.27개월, 제한병기 환자의 총 생존기간 중앙값이 40.07개월로 나타나 한약 없이 일반 표준치료를 받은 환자들보다 유의하게 긴 생존기간을 보여주었습니다. 한약치료를 받은 확장병기 환자들을 세분해 보면 뇌전이 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은 9.83개월 (비한약치료 생존기간은 7.4개월), 폐에서 폐로의 전이 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은 18.13개월(비한약치료 생존기간은 10.03개월), 뼈전이 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은 13.43개월(비한약치료 생존기간은 8.20개월)로 각각 관찰되었습니다. 여기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은 표준항암치료 없이 한약만을 투여할 경우 소세포환자들의 생존기간은 표준항암치료만을 받은 환자들의 생존기간보다 매우 짧아져 버린다는 점입니다. 

한약의 복용기간에 따른 효과도 연구된 바가 있는데 확장병기의 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표준항암치료와 한약치료를 결합할 때 한약을 3개월보다  더 많이 복용한 환자들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8개월, 3개월 이하 복용한 환자들은 4.5개월로 나타났고, 한약을 7개월보다 오래 복용한 환자들의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1개월이고 7개월 이하 복용한 환자들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5.1개월로 한약의 복용기간도 환자의 생존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최근에 승인된  면역항암요법과 항암화학요법을 결합한 치료에 한약을 병용하는 임상 보고는 아직 많이 없지만 조만간 발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다양한 실험연구를 통해 현재까지 알려진 한약이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ICI)의 효과를 증진시키는 기전은  

1) 종양미세환경 조절을 통해 면역세포의 기능을 올려주고, 

2) 장내미생물을 조절하여 유익한 균의 증식을 돕고, 

3) PD-L1의 표현을 줄이거나 사이토카인 단백질 조절, 암을 죽이는 NK세포의 침투 활성화, 항원제시세포 활성 증가 등을 조절하여 면역력에 도움을 주는 방식 등으로 추정됩니다.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한약병용효과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 치료의 부작용 완화와 치료 효과 상승에 한약이 미치는 영향
from Chin Med. 2023;18(1):59. 

 

또한 다양한 연구에서 한약은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로 인한 각종 장기의 부작용도 일부 완화해 주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맺음말

이번 시간에는 폐암 중에서 가장 예후가 안좋은 소세포폐암의 특성과 치료, 그리고 한방치료를 결합했을 때 기대되는 효과 등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중요한 점은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면역요법 등의 표준치료를 가능한 반드시 유지해야 한방치료와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한약치료의 처방 방식이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한약들의 복합 처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소세포폐암 질환 자체의 엄중함을 고려할 때 신속한 조치를 요할 수 있기에 가능한 숙련되고 경험 많은 한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참고문헌

Leung EL, Fan XX, Huang JM, Huang C, Lin H, Cao YB. Holistic immunomodulation for small cell lung cancer. Semin Cancer Biol. 2023;88:96-105.

Chen S, Bao Y, Xu J, Zhang X, He S, Zhang Z, Qi R, Jiang J, Liu R, Guo Q, Zhang X, Xi Y, Zheng H, Hua B. Efficacy and safety of TCM combined with chemotherapy for SCLC: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Cancer Res Clin Oncol. 2020;146(11):2913-2935. 

Xu XQ, Deng WQ, Wang DY, Li M, Kou DL, Zhang PT. Chinese Medicine Treatment Prolonged Survival in Small Cell Lung Cancer Patients: A Clinical Observation. Chin J Integr Med. 2021 ;27(7):496-501.

Yu YX, Wang S, Liu ZN, Zhang X, Hu ZX, Dong HJ, Lu XY, Zheng JB, Cui HJ. Traditional Chinese medicine in the era of immune checkpoint inhibitor: theory, development, and future directions. Chin Med. 2023;18(1):59. 







한방내과전문의 최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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