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에 침을?

천식 침치료 제목


천식 또는 기관지천식(bronchial asthma)은 전세계적으로 약 3억명 이상이 앓고 있다고 추정되는 매우 흔하고 심각한 호흡기 질환입니다. 호산구성 염증 등으로 인해 기관지 안쪽을 둘러싸고 있는 근육이 수축되고 경련이 일어나면서 좁아지게 되는데, 숨참증상, 기침, 쌕쌕거리 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천식의 표준 치료는 흡입 스테로이드(ICS)제제와 기관지확장제, 항류코트리엔제 등이 있는데 이러한 약물들의 보급으로 많은 증상의 호전이 있었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증상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거나 심지어 약물에 대한 저항성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오랜 기간 동안 천식 환자에게 한약치료, 침치료를 시행해 왔는데, 이번 시간에는 현재까지 알려진 천식에 대한 현대적인 침치료 임상연구들을 종합해서 그 효과와 안전성을 발표한 논문(체계적 문헌고찰)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천식 환자에게 다양한 증상(천식 환자의 비염증상, 숨참증상, 가슴답답함 등)의 호전을 목표로 침치료를 시행하고 있는데 부작용이 매우 적으며 환자들의 만족감이 높습니다.

어떤 연구들을 분석했는가?

이번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에서 분석된 연구들은 성인 천식환자들에게 진짜침치료(일반 침치료, 전기침치료, 레이저 침치료 등)를 시행하며 동시에 대조군 천식환자들에게는 가짜침 또는 플라시보 침(침이 혈자리(경혈)을 통과하지 않도록 피부만 살짝 터치하거나 혈자리가 아닌 곳에 침을 놓음) 치료를 시행해서 그 효과를 비교한 임상시험들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떤 환자가 진짜침치료를 받는지, 또 어떤 환자가 거짓침치료를 받는지는 무작위로 배정되어 진행된 연구들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는 치료군과 대조군을 비교하는 과학적인 임상 연구방법론에서 가장 객관성이 높은 연구형태가 됩니다.

전세계에서 발표된 다양한 천식 침치료 임상연구들 중에서 거짓침, 혹은 플라시보침을 대조군을 활용한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들은 총 16개가 검색되었습니다. 이들 중에서 중국에서 발표된 연구는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국, 한국, 스위스, 이스라엘, 터키에서 각각 한 편씩 발표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발표된 연구는 제가 주저자로 발표한 논문입니다.^^

결과는 어떤가?

16개의 임상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침치료는 환자들에게 무리없이 안전하게 시술되었고 폐기능검사 수치인 FEV1%(숨을 끝까지 들이마쉰 뒤 최대한 강력하게 불어낼 때 첫 1초간 뱉은 공기의 양(L)을 표준참고치에 비교한 % 점수)를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천식 관련 삶의 질 설문검사상 유의하게 삶의 질을 향상시켰고, 천식 증상도 유의하게 경감시켰습니다.

어떤 혈자리들을 주로 사용했는지?

16개의 침치료 천식 임상연구들에서 공통적으로 많이 사용된 혈자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주로 폐가 위치해 있는 흉부에서 등쪽에 있는 혈자리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등 쪽의 혈자리는 지압을 하거나 부항치료를 할 수도 있습니다.

  • 폐유(BL13): 11개의 연구에서 사용
폐유혈(BL13)










  • 신유(BL23): 8개의 연구에서 사용
신유혈(BL23)









 

  • 족삼리(ST36): 8개의 연구에서 사용
족삼리혈(ST36)










 

  • 비유(BL20): 7개의 연구에서 사용

비유혈(BL20)










  • 대추(GV14): 6개의 연구에서 사용
대추혈(GV14)









  • 정천(Ex-B1): 6개의 연구에서 사용

정천혈(Ex-B1)











  • 단중(CV17): 6개의 연구에서 사용
단중혈(CV17)


주의할 점

성인 천식환자들은 표준치료제인 흡입 스테로이드 등을 처방받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침치료를 받을 경우 표준치료를 함부로 끊어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병용하는 가운데서 증상이나 폐기능이 호전된 이후에 전문의 상담을 통해 표준치료의 변경을 고려해야 합니다. 

맺음말

성인 천식환자들에게 침치료는 전문가인 한의사에게 시술 받을 경우 안전하면서도 일정한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데, 표준 치료를 우선 병행해 가면서 장기적인 관리를 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문헌

Pang J, Shergis JL, Zheng L, Liu S, Guo X, Zhang AL, Lin L, Xue CC, Wu L. Clinical evidence for acupuncture for adult asthm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sed sham/placebo-controlled trials. Complement Ther Med. 2023;75:102956. 

Choi JY, Jung HJ, Kim JI, Lee MS, Kang KW, Roh YL, Choi SM, Jung SK. A randomized pilot study of acupuncture as an adjunct therapy in adult asthmatic patients. J Asthma. 2010;47(7):774-80.



한방내과전문의 최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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