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D?
비타민 D는 지방에 용해되는 비타민으로, 뼈 형성에 필요한 칼슘을 대장과 콩팥에서 흡수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부갑상선에서 생성되는 파라토르몬(Parathormon)과 칼시토닌(Calcitonin)과 협동하여 칼슘을 적절하게 뼈로 운반하여 뼈의 구조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비타민 D는 화학적으로 D2(에르고칼시페롤)와 D3(콜레칼시페롤)로 나뉘지만, 이들의 형성 과정은 유사합니다. 피부에서 태양 자외선을 받아 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이 비타민 D로 변환됩니다. 즉 태양 광선은 비타민 D의 합성에 필수이며, 태양을 적절히 쬐지 못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비타민 D 결핍에 주의해야 합니다. 하루에 20분 정도 태양을 쬐면 몸에 필요한 비타민 D가 충분히 생성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자외선 차단제 사용이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비타민 D 생성 영향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연어, 고등어, 계란 노른자 등에도 비타민 D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햇빛을 쐬고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비타민 D 섭취가 충분하지 못한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비타민 D 영양제 섭취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D 결핍은 뼈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후천성 구루병과 현기증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비타민 D를 과다 섭취하면 간에 축적되어 고칼슘혈증과 식욕 부진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렇듯 뼈건강에는 필수적인 비타민 D가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무슨 소리인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복용시 주의점
비타민 D 영양제를 섭취할 때 어려운 점은 우선 권장 복용량이 나라마다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은 1일 충분 섭취량 400IU, 상한 섭취량 4000IU 라고 합니다. 참고로 IU는 비타민 D에 대한 국제 단위로 g으로 환산하면 1mcg (백만분의 1 g)=40IU 입니다. 예를 들어 25mcg = 1000IU 입니다. 뼈건강을 위해서는 400IU 정도 섭취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겠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상한 섭취량인 4000IU 를 매일 복용하더라도 부작용이 없고 추가적인 이득이 많다고 합니다. 이를 감안하여 골다공증 가능성이 높은 5-60대 이상은 1일 최소 2000IU 정도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5000IU 이상 섭취할 경우 구토, 설사, 근육통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보다 정확한 비타민 D의 섭취를 위해서는 혈액 검사를 통해서 혈중의 비타민 D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데 골다공증 등 뼈건강이 안 좋을 때나 비만, 만성 소화기 질환, 간장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개 측정을 하지 않는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타민 D 혈중 농도 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비타민 D는 물에 잘 안 녹는 대표적인 지용성 비타민으로 물에 잘 녹으려면 식사 중에 지방 성분을 소화시키려고 분비되는 담즙산이 섞여야 합니다. 따라서 식사할 때 비타민 D를 함께 먹을 때 체내 흡수가 뛰어나기 때문에 비타민 D 영양제는 식후 즉시 먹어야 효과가 있습니다. 식전 혹은 공복 섭취는 흡수율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침에는 식사량이 대개 적기 때문에 충분한 양의 식사를 하는 점심 혹은 저녁 식사중 혹은 식사직후에 복용을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주의할 점은 비타민 D가 수면을 촉진시키는 멜라토닌 생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불면 증세가 있을 때에는 저녁 때 비타민 D 복용을 피하고 아침을 많이 먹고 즉시 비타민 D섭취를 권하기도 합니다.
또한 복용하는 약물과 비타민 D와의 상호작용 가능성도 조심해야 하니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비타민D와 면역
비타민 D와 뼈건강과의 관계가 밝혀진 뒤 뼈 이외의 우리 몸에 비타민 D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면역입니다.
우리 몸에는 면역을 담당하는 여러 백혈구를 포함하는 다양한 세포들이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백혈구들의 한 종류인 대식세포, 단핵세포, 임파구 들 모두의 세포 표면에 비타민 D와 결합하는 장치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실험실에서 이들 세포에 대한 비타민 D의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를 해봤더니 면역력을 높여줄 수 있는 현상이 다양하게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하지만 사람 몸에는 면역세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구조여서 우리가 비타민 D를 섭취한다고 해서 세포실험처럼 무조건 면역력을 높여줘서 복잡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무리입니다. 그래서 임상시험이라는 실험실 밖 현실세계 연구를 하게 됩니다.
감기와 비타민 D
감기 관련해서 비타민 D를 투여한 임상시험들은 전세계적으로 많이 이루어진 편입니다. 하지만 결과들을 보면 효과 있는 경우들도 있고 효과가 없는 연구들도 있어서 명확하게 결론을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비타민 D가 섭취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비타민 D를 복용하는 것이 감기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흥미로운 연구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영국에서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 1644명의 남녀 군인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인데 1년 동안 혈액 중의 비타민 D 수치를 측정했더니 확실히 햇빛이 적은 겨울에 비타민 D 수준이 낮았는데 참가한 군인의 21%만이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충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정상인 군인들은 겨울 12주 훈련 동안 감기에 걸릴 가능성이 비타민 D가 부족한 군인들보다 40% 정도 낮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250명의 군인들에게 훈련 기간 동안 비타민 D를 복용시킨 결과 가짜 비타민 D를 섭취한 군인들에 비해서 감기 증상의 정도가 15% 정도 덜 심했고 감기 증상이 있는 기간(일)도 36% 정도 적었다고 합니다.
종합해 보면 비타민 D는 감기 예방과 관련이 있는데, 특히 겨울철이나 실내 생활로 햇빛을 충분히 쬐지 못해 체내 비타민 D의 농도가 충분하지 않을 때는 감기에 더 잘 걸릴 가능성이 있고, 비타민 D의 보충은 감기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참고논문
Br Med J. 2017; 356:i6583. 10.1136/bmj.i6583 Lancet Diabetes Endocrinol. 2021;9(5):276–292. Med Sci Sports Exerc. 2021;53(7):1505-1516.